주방이 환해졌습니다.

한동안 행주 유목민이었습니다.
일하느라 바쁠 때는 키친타월을 주로 사용했고
칼라로 된 행주나 일회용 행주도
이것저것 다 써봤습니다.
편한 쪽을 선택했지만
늘 마음 한편이 정돈되지 않은 느낌이 남았습니다.
요즘은 꼭 필요한 기본 살림만 남기고
살림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살림이 줄어들다 보니
행주를 삶아서 쓸 시간 정도는
할애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정적인 계기는
살림 베테랑 한 분의 행주를 보고 나서였습니다.
유난히 반짝이거나 새것을 쓰는 것도 아닌데
이상할 만큼 정돈된 느낌이 달랐습니다.
그 비결이
행주를 삶아 쓰는 습관이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설거지가 소량일 때는
바로 그릇을 씻어 엎어두었다가
마른행주로 물기를 닦아 보관합니다.
그 과정이 번거롭지 않고
오히려 마음이 정돈됩니다.
사용한 행주는
천연 과탄산소다를 한 스푼 정도 넣어
30분에서 40분가량 삶습니다.
삶아 널어두면 행주가 마르는 동안
부엌에 가습기 역할도 합니다.
기름기 많은 조리 후에는
키친타월을 병행해 사용합니다.
모든 것을 면행주만으로 해결하려 하지 않으니
오히려 관리가 쉬워졌습니다.
이 방식으로 일회용품 사용이 조금은 줄었고
부엌이 한결 간결해졌습니다.
쓰고 삶고
다시 깨끗해진 행주를
매일 반복해서 사용하는 모습을 보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기 자리에서 묵묵히 제 역할을 다하는 사람들
화려하지 않아도
매일 해야 할 일을
성실하게 해내는 사람들의 모습과
닮아 있다는 생각이었습니다.
행주는 말없이 쓰이다가
다시 삶아져 원래의 자리로 돌아옵니다.
살림도 결국 멋을 내기보다
마음을 수련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버리지 않고 쓰는 살림 습관에 대한 글도 함께 남겨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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